<무한도전> 에서 '유재석 라인' '정준하 라인' 등 '라인'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게 되면서 이제 시청자들은 방송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 인물' 의 파워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바로 예능계의 대부 이경규인데 <황금어장> 에서 처음으로 '규라인' 의 실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비로소 '규라인' 의 막강한 위세를 몸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경규가 키우고 발굴했다하여 붙여진 이름 '규라인'. '규라인' 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이경규와 강호동
이경규가 직접 발굴한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스타는 바로 '천하장사 강호동' 이다. 1988년 민속 씨름에 데뷔해 천하장사, 백두장사 등을 지냈던 '씨름 천재' 강호동이 이경규에 의해 TV 코미디언으로 데뷔한다는 사실은 씨름계에나, 코미디계에나 경악에 가까운 놀라움을 안겨다 줬다.
당시 씨름의 신(神)으로 불리웠던 이만기가 강호동의 데뷔 소식을 듣고 "아! 장차 씨름계를 이끌어 갈 인물이 사라졌구나!" 라며 탄식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한 사실. 그러나 씨름계의 절규에 가까운 탄식에도 불구하고 강호동은 이경규에 의해 MBC 특채 개그맨이 됐고 <소나기> 등을 히트시키며 코미디언으로도 대성했다.
특히 이경규는 강호동이 꽁트 코미디언으로 지낸다면 장수하지 못할 것임을 간파하고 그를 <일밤> 으로 불러들여 혹독한 MC 수업을 강행했다. 이제는 남 부럽지 않은 위치에 올라선 강호동이지만 이경규에 의해 인생의 방향을 틀었기에 아직까지도 그에 대한 존경은 상상을 초월한다. 2005년 SBS MC부문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이경규 선배님께 내 모든 것을 바친다." 라는 소감을 밝힌 것은 이경규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대변하고 있다.
강호동의 데뷔야말로 이경규가 대중에게 어퍼컷을 먹인 당당한 '복수혈전' 은 아니었을지.
"1991년에 씨름선수 자격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갔는데 그 때 이경규 선배님을 처음 만났다. 내가 한껏 라디오에서 떠들고 나왔는데 이경규 선배님이 날 보고 '새로운 느낌의 개그맨 하나가 혜성처럼 떨어졌네!' 라고 했다. 나도 웃고, 선배님도 웃고 그냥그냥 장난으로 넘겼었는데 2년 뒤에 선배님한테 정말 러브콜이 왔다.
넌 천상 코미디언이니까 코미디를 해서 씨름을 했던 것 만큼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라고. 고민했지만 이 길을 선택했고 보란듯이 성공했다. 여전히 나는 내 선택에 조금의 후회도 없다." (MC 강호동)
이경규와 김용만
KBS '감자골 4인방' 으로 인기를 떨쳤던 김용만이 유학 후, MBC 로 들어와 지금에 이르러 MBC가 가장 총애하는 MC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이경규의 보살핌이 있었다. 김용만은 "유학 후 MBC로 방향을 틀면서 <토토즐> 같은, 당시로 따지면 이제 내리막길로 내려가는 프로그램을 주로 맡았고 많이 좌절했다. 그 때, 많은 조언을 해 준 사람이 바로 이경규 선배다." 라는 말을 줄곧 하고는 했다.
<테마게임><21세기 위원회> 등 김국진과 콤비를 이루며 활약했던 그는 <칭찬합시다> 에서 김국진의 서브로만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 를 유감없이 과시해 보였다. 이경규는 김용만을 두고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아주 서민적인 느낌이 많이 나서 좋았다." 는 평가를 했다. 그만큼 '특이한' 면이 있었던 김용만은 곧 김국진 없이도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었고 <일밤><느낌표> 등에 등장하면서 이경규와 오랜기간 함께 활동을 했다.
몇 년여에 걸쳐 이경규와 함께 MBC 연예대상을 독식한 그는 항상 수상소감에서 "이경규" 라는 이름 세글자를 빼 먹지 않는데 특히 이 수상소감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제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기 앉아계신 이경규 선배님도 계신데.(웃음) 정말 농담이 아니라 내가 가장 존경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무리 노력해도 뒤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이경규 선배님에게 이 모든 상을 바칩니다." (MC 김용만)
이경규와 유재석
10년 무명을 겪은 유재석이 스타덤에 오른 계기는 상당히 드라마틱하다. 바로 당시 방송계를 좌지우지했던 두 명의 거물, 서세원과 이경규가 동시에 그의 재능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그를 먼저 무명 시절에서 탈피하게 한 것은 서세원이었다. 당대 최고의 토크쇼였던 <서세원쇼> 에서 이른바 '빨대사건' 으로 전국민을 자지러지게 한 그는 서세원의 각별한 배려로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고 이 후, <잠을 잊은 그대에게>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메인 MC로 성장했다.
<잠을 잊은 그대에게> 가 성공을 거둔 직후에 유재석의 재능을 알아 본 이경규는 유재석에게 MBC 행을 권유하는데 이 때 맡긴 프로그램이 바로 <동거동락> 이었다. 유재석의 인생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 이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인기를 끌었고 유재석은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는데 성공했다.
그 이 후, 특유의 성실함과 재능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MC로 군림한 그는 여전히 이경규와 각별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유재석이 이끄는 프로그램들 <놀러와><무한도전><해피투게더-프렌즈> 등에 이경규가 빠지지 않고 게스트로 참여해 시청률 견인에 앞장 선 것만 보아도 그들의 끈끈한 관계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경규와 이휘재
이휘재가 MBC FD 출신 때부터 이경규의 측근에서 일을 도맡아 했던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FD 시절부터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이휘재를 눈여겨 본 이경규는 결국 그를 MBC 특채 개그맨으로 발탁하면서 이휘재의 인생을 180도 바꿔 놓았다. 이휘재가 이경규를 일컬어 "평생의 은인" 이라고 했던 말은 분명 농담은 아니었다.
물론 이휘재의 롤모델은 이경규보다는 '주병진' 에 가깝다. 그러나 롤모델과는 상관없이 이경규는 여전히 이휘재에게 '기회를 준 인물' 로 기억되어 있을 것이다. MBC 대표 프로그램인 <일밤> 에 그가 출연할 수 있었던 것도, "그래! 결심했어!" 를 외치며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도 이경규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겠는가.
군대를 다녀온 뒤 잠시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1~2년 만에 다시 정상의 위치를 회복했고 지금까지도 방송가에서 알아주는 '파워 MC' 로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이경규와 박명수
'원조호통' 이경규와 '신흥호통' 박명수의 대결은 언제나 재밌다. 비난과 몸싸움이 난무하고, 때로는 예의범절도 없는 것 같은 그들의 '비난 배틀' 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는 이유는 그들의 관계가 '앙숙' 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 사이임을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93년 MBC 공채로 입사한 뒤 얼마간의 무명생활을 거쳤던 박명수에게 가장 큰 힘이 됐던 것은 바로 이경규였다. "만날 혼내고, 다그치시더니 저에게 코너 하나를 내 주신 분이 있다. 바로 여기 계신 이경규 선배님이다." 라는, <놀러와> 에서의 박명수의 고백은 비록 코미디로 덧칠되기는 했지만 충분히 새겨들을 만한 회고였다.
그들의 '따뜻한' 비난배틀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기도한다.
"주위에서 모두 '넌 글렀어' 라고 할 때 이경규 선배님만이 '넌 무조건 된다' 라고 해줬다. 그 때 그 말이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말 중 하나였다." (MC 박명수)
이경규와 정형돈 아직까지 '현재진행형' 인 이경규의 발굴 작업 중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인물은 역시 정형돈이다. KBS <개그콘서트> 를 하차하고 MBC 버라이어티 행을 택한 정형돈은 그 이후, 이경규의 막강한 영향력 아래 주요 프로그램들을 꿰차기 시작했는데 그 시발점이 된 작품이 바로 <일밤> 의 한 코너 <상상원정대> 였다.
예전 <상상원정대> 때, 이경규와 함께 진행을 하면서 정형돈은 '오버한다' 는 이유만으로 이경규에게 많은 꾸지람을 들었었다. 그 때문에 힘들어서 많이 울기도 했다는 정형돈을 두고 이경규가 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대가' 만이 할 수 있는 통찰력 있는 충고였다.
"신인 개그맨들이나 스탠딩 개그를 하던 사람들이 버라이어티 쪽에 나오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오버를 하는 경향이 있다. 스탠딩과는 달리 버라이어티 쪽은 방송의 흐름을 타야하는데 남들보다 눈에 띄어야 한다, 남들보다 더 많이 나와야한다는 그들의 강박관념이 오히려 분위기의 맥을 끊어버린다.
그런 조급증은 정형돈이를 비롯해 지금 스탠딩 코미디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인데 그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자제' 가 필요하다. 말하고 싶어도 참고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때도 있어야하고 끼어들고 싶어도 마무리되는 분위기면 스스로 정리할 과단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이경규의 보호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정형돈은 최근 <상상플러스> 에 하차하고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나름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이경규와 박경림
스스로 "규라인의 홍일점" 이라는 박경림은 이경규와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여성 MC 다. 그녀가 MC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발판을 마련해 준 이경규는 <일밤><느낌표> 등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에 함께 참여하면서 인기를 견인했고 그 해, 박경림은 MBC 연예대상 수상자를 만들면서 특유의 안목을 과시했다.
박경림의 TV 데뷔가 MBC 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박경림의 친정을 'MBC' 라고 일컫는 이유는 한 때 박경림과 MBC가 뗄레야 뗄 수 없는 가장 돈독한 사이였기 때문이다. 유학 후에 감각이 약간 떨어져서 안타깝기는 하지만 라디오를 들어보면 여전히 "예전의 박경림" 이 살아 숨쉬고 있는 듯하여 웃음이 터진다. 그녀의 인생이 훨씬 밝아지기를 기대해본다.
규라인은 계속된다.
이 외에도 김구라, 김창렬, 유세윤 등은 최근 이경규의 점지를 받으면서 여러 TV 프로그램에 출연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이경규는 홀로 정체되어 있지 않고 많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줌으로써 연예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되었다. MBC 예능 국장급의 파워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그는 PD들이 가장 '기피' 하는 인물인 동시에 '존경'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탁월한 안목으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기쁘게 하는 이경규. 그리고 '빽' 이 아니라 진정한 재능으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한 '규라인' 의 모든 MC 군단들. 그들의 존재가 아니꼽지 않은 까닭은 그들이 그저 '운' 과 '빽' 으로 성공한 인물들이 아닌 탁월한 재능과 노력으로 1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청자들의 '테스트' 에 통과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그랬듯이 이경규의 '선택' 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과연 그는 또 어떠한 안목으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인물을 소개할 것인가. 한 가지 당부할 것은 아무리 이경규가 대단한 힘을 과시한다고 할지라도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대중이라는 것, 그의 '선택' 을 평가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다. 이경규의 선택을 신뢰하되 맹신하지 말자. 그것이 이경규를, '규라인' 을, 그리고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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