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섬유업체 갈란즈는 1993년 기존 사업이 성장 한계에 부딪히자 전혀 생소한 전자레인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중국 가정은 대부분 전자레인지를 살 여유가 없어 보급률이 2%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갈란즈는 전자레인지를 살 생각도 하지 않던 98%의 가정을 겨냥해 매우 작고 기능이 간단한 제품을 39달러에 내놓았다. 그게 대박을 터뜨리며 갈란즈는 세계 시장 40%를 차지하는 최대 전자레인지 업체로 컸다.
▶갈란즈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말하는 '파괴적 혁신'을 보여주는 사례다. 신생 기업이 싸고 단순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들어가 점점 점유율을 늘려나가다 결국 기존 대기업을 몰아내고 새로운 강자로 올라서게 된다는 이론이다. 이익이 적게 난다고 해서 저가(低價) 시장을 무시하다간 잘나가는 기업도 한순간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말라"는 그의 파격적 주장이 여기서 나온다. 기존 고객 말만 듣다 보면 기업이 기존 제품을 조금씩 개선하는 '존속적 혁신'에만 매달리게 되고 '파괴적 혁신'의 아이디어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을 따라하는 벤치마킹도 스스로 몰락을 부르는 위험한 짓이 될 수 있다. 경영학 교과서의 일반적 가르침을 뒤엎은 '역발상 경영학'이다.
▶크리스텐슨이 엊그제 조선일보에 실린 대담에서 "한국 경제가 이미 위급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유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대기업들이 시장의 정점에 거의 올라섰다는 데 있다. "선두에 서 있다는 것 자체가 위기"라는 것이다. 고가(高價)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기존 성공모델에 안주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드웨어는 중국이, 소프트웨어는 인도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해법은 시장의 밑바닥으로 다시 내려가는 것이다. 기존 조직으로 어렵다면 별도 회사를 세워서라도 시장의 밑바닥, 저가 시장에 숨어있는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잡아야 한다. 국가 전체적으론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고, 외국 인재를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기업 생태계에 끊임없이 새 피가 공급돼 파괴적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크리스텐슨은 "한국은 창업시장이 경직돼 있는 일본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고 했다. 기업들은 물론 정부도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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