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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성민수의 라스트라운드] 격투기에 뛰어든 프로레슬링 프로모터 폴 헤이먼

게디 2011. 5. 22. 13:57

한 때 미국 3위 단체로서 새로운 프로레슬링 스타일을 보인 ECW의 프로모터 폴 헤이먼은 단체가 망한 뒤 WWE에 고용되었지만 독특한 성격으로 인해 능력에도 불구하고 야인의 상태로 머물게 되었다. 그가 원하던 프로레슬링에서 새로운 변화를 내기엔 WWE가 너무 버거운 상대인지라 몇 년 전부터는 격투기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왔는데 이마저도 UFC의 독주로 인해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에 최근엔 프로모터가 아닌 새로운 자리를 찾았는데 나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둔 듯하다. 


그는 몇 년 전엔 투자자를 모집해 미국 2위 단체였던 스트라이크 포스를 매입하려 시도하다 실패했지만 최근 브록 레스너의 자서전을 대필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재미있게도 UFC 방송관련 프로의 촬영에도 참가하면서 호평을 얻었다. 이는 UFC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방송 외주 제작사의 뜻에 따른 것으로 선수를 직접 취재하러 가는 방송 제작자의 역할이다. 

헤이먼의 능력에 대해 논평한 이는 헤비급의 강자 쉐인 카윈이다. 브록 레스너가 게실염으로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자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쉐인 카윈을 촬영하기 위해 제작사가 헤이먼을 보냈고 그와의 만남 후 카윈이 극찬을 한 것인데. 

폴 헤이먼이 카윈의 집에 도착해 통성명을 한 뒤 영상 촬영을 위해 12가지 질문을 던졌고 카윈은 이 과정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카윈의 평가론 폴 헤이먼이 격투기의 엔터테인먼트적인 가치를 부각시키는 질문을 했고 이는 과거 촬영들과 달리 수준 높고 날카로웠기에 꽤나 즐거웠다는 후문이다. 

카윈은 그간 지루한 파이터라는 평가가 많았으나 그가 생각하기엔 질문 자체가 그다지 예리하지 못했기에 답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되었을 뿐, 제작진이 제대로 흥미를 유발시키는 질문을 하거나 격투기의 엔터테인먼트적인 가치를 알고 접근한다면 지루하단 평가가 없었을 것이라 자평했다. 선수의 인터뷰 잠재력을 끌어내고 캐릭터를 부여하는 헤이먼의 능력이 격투기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미국 격투기에서 프로레슬링적인 색이 조금씩 늘고 있다. 일본에선 프로레슬링 선배에 대한 반항에서 종합격투기가 시작되었고 주짓수와의 대립으로 발전했지만 미국에서 격투기는 주짓수를 알리기 위한 방송 포맷이었을 뿐, 프로레슬링과는 거의 무관하게 출발했던 걸 본다면 색다른 면이 아닌가 싶다. 

브록 레스너의 등장으로 양측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면 존 존스와 라샤드 에반스의 폭언, 차엘 소낸의 독설 등은 프로레슬링의 색깔과 어느 정도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런 화제는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기에 나쁘지만은 않은 분위기이다. 허나 브록 레스너가 UFC에 들어간 이후 역반응도 상당했기에 프로레슬링 출신 프로모터가 가세하는 것에 대해 격투기만을 옹호하는 이들이 안 좋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래도 방송 전문가들이 격투기를 뒤늦게 공부한 뒤 약간 모호한 질문을 하는 것보단 이벤트를 잘 팔 수 있게 포장하고 선수의 내면을 끌어내는 폴 헤이먼 식의 접근법은 꽤나 괜찮아 보인다. 폴 헤이먼은 본인도 인정했듯 경영에서는 무능했으나 선수를 띄우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면에 있어서는 탁월했기에 충분히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듯 하다. 

프로레슬링 계에선 아까운 인재를 포용하지 못한 게 유료시청채널 판매에 악영향이 될 가능성도 다분해 보이고 UFC로서는 헤이먼을 직접 고용하면서 생길 문제들도 있기에 지금의 불가근불가원 식의 다른 제작사를 통한 관계가 가장 낫지 않나 싶다. 


출처 : 이종격투기
글쓴이 : SpruCe 원글보기
메모 : 폴헤이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