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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오피스N] 직장인인터뷰 저스틴 비버 콘서트에서 게릴라 데이트까지, 혼자 다 해먹는 ‘강한 친구들’의 채수암 경비지도사

게디 2014. 3. 20. 09:45



비버 오빠의 콘서트에 갔었던 필자는 딱 떨어지는 수트를 입고 무전을 때리시는 훈훈한 경호원들을 포착했다. 그날은 우리 저스틴에게 집중해야 하는 날이었지만, 관객들의 가방을 챙겨주고, 물도 나눠주고, 심지어 사진까지 찍어주는 훈훈한 경호원들에게 눈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넥타이에 새겨진 ‘강한 친구들.’ 검색해 보니 업계에선 유명한 경호업체의 이름이었다. 그들도 직장인이라는 강한 신념과 한껏 상승된 심장 박동수와 함께 인터뷰이 섭외에 들어갔고, 약 일주일 후 화곡역 근처의 카페에서 경비 지도사 아저씨를 마주하게 되었다.

 

취재기자 나홍윤
포토그래퍼 박준형



반갑다. 아직 달달한 카라멜 마키아토를 즐기지만, 벌써 학부모가 돼버린 응암보이, 경비 지도사 채수암이다.

 
반갑다. 그런데 보이라니.
등촌동에 살다가 응암동에 이사오면서 만든 닉네임이다. 별 뜻 없다.

 
뜻 있었으면 화날 뻔 했잖아요. 비버 오빠의 콘서트까지 책임진 ‘강한 친구들’, 어떤 회사인가?
명품매장 보안 및 연예인, 시상식, 콘서트 경호를 주 업무로 하는 경호업체다.

 
그 안에서 경비 지도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관할경찰서에 보안요원 배치신고를 하고, 현장에서 경호원을 감독한다.

 
경호원들의 보스인 거군. 보스가 되기 위해서는 시험을 봐야 한다고 들었다.
국가공인 자격증을 따야 한다. 세 번… 만에 합격했다.

 
(두 번이나 떨어진) 경비 지도사가 된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엔 동경에 의해 시작했다. 무전기에 양복, 누가 봐도 간지 나지 않나?




ⓒ 응암보이의 숨막히는 양복간지


회사가 굉장히 유명하다. 행사만 있으면 죄다 끌어간다던데? (실제로 홈페이지에 수십 개의 행사목록이 떠있다.)
유명한 걸 꼽아보자면, 지산과 안산 락 페스티발, 현대 카드 콘서트, 저스틴 비버 콘서트, 싸이 콘서트, 넬 콘서트, 이은미 콘서트 등등. 게릴라 콘서트도 맡고 있고 루이비통 매장도 우리가 책임지고 있다.

 
그냥 다 해 먹으시는 듯. 내가 아이돌 핥던 시절, 음악 프로그램 녹화장에서도 많이 봤다. 
아이돌들은 지겹게 본다.

 
나도 지겨워 보고 싶다. 싸이 콘서트도 담당했네, 규모가 큰 만큼 뭔가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다. 
싸이씨가 노래를 부르다가 ‘’경호원 저기 여성분 쓰러졌어요!’’ 라고 하셔서 관객들은 농담인 줄 알고 깔깔대며 웃었는데, 진짜였다.

 
효도르가 경호원에 둘러 쌓여있을 때, 누가 누굴 경호하냐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다.

아무리 힘이 세도 달려드는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할 순 없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주는 게 우리다.




ⓒ수아미 지금 대답 잘하고 있는 거 맞쪄?... 

 
정말 ‘강한’ 친구들이 모여있나? 왠지 깡소주 원샷은 애들 장난일 것 같은데.
희한하게도 다들 술을 기피한다. 그래서 회식도 주로 낮에 한다.

 
양복을 입고 단체로 식사를 하다 보면 조폭으로 의심받을 법도 한데?
예전엔 자주 시비가 붙었다. 하지만 요즘은 잘못하면 신상 털리는 세상이 돼서 그런지 별로 없다.

 
장기도 털리는 세상이다. 사무실에 직원들이 많이 없더라. 다들 누굴 지키러 떠난 건가.
어제 가요대상 행사가 있어서 오늘은 오후에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원래 직원은 얼마 없다. 행사마다 필요한 인원 수 차이가 커서 알바를 쓰는 경우가 많다.

 
원래 언제 출근하나?
일이 없을 땐 열 시지만 일이 있을 땐 새벽에도 나간다. 그리고 새벽에 끝날 때도 많다.

 
이렇게 밤낮없이 일하는데, 돌아오는 게 있나?
계약한 업체에서 티켓을 주곤 하신다. 그런데 일할 때 지겹게 보다 보니 따로 찾아가서 보게 되지는 않더라. (관계자 여러분 보셨죠? 현찰 박치기, 부탁 드립니다.)

 
인터넷에 보니 ‘강한 친구들’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들어오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많고, 욕도 많이 한다.

 
세상 모든 빠순이들의 공공의 적이다. 왜 그런 것 같나?
현장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팬들과 어쩔 수 없이 적을 지게 되는 것 같다. 옛날엔 경호원 개인 팬클럽도 있었는데. 반대로 팬클럽 간부들과 꽤 친한 친구들도 있다.

 
경호원이랑 친하면 대기실도 뚫을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공공의 적, 사실 겪어본 적이 없어서 와 닿지가 않는다.
경호원이 펜스에 깔려 넘어져도 그 위를 그냥 지나가버리곤 한다.

 
깔려본 적 있나?
나는 없다.



ⓒ 야동보는 것 같죠, 그래요.avi


깔리면 용서 안 할 것 같이 생겼다. 백화점에서 경호할 때, 도난사고가 자주 일어나나?
종종. 그렇다고 현장에서 그 사람을 잡는 게 아니라, 직원에게 조용히 전달해서 손님이 매장 밖으로 나갔을 때 해결한다.
 

콘서트에서 경호원들이 탈진한 관객을 위로 올려 뽑아내기도 하더라. 스탠딩 콘서트를 위한 안전 팁을 준다면?
앞으로 밀지 마시고 차라리 뒤로 미세요. 숨은 쉬어야죠.



ⓒ 아나, 손 풀게 만드네. 질문 이따위로 할거야?

 
쉬는 날에는 뭐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이제는 학부형이기 때문에 마트에서 학용품 사느라 바쁘다.

 
아저씨가 된 걸 축하한다. 요즘 아이들에겐 뭐가 인기 있나?
타요. 뽀로로는 이제 잘 안 찾는다.

 
크다 보면 자녀분이 빠돌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적당히 해주길 바란다. 한때니까. (그 ‘한’때가 굉장히 오래가는 일인 이즈 롸잇 히어.)

 
요즘 연예인 매니저, 경호원들이 팬들에게 폭력을 행하는 일들이 이슈가 되고 있다. 경호원 측의 못다한 이야기도 있을 것 같다.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우리는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하고, 팬들은 최대한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서 밀착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실랑이를 하다 서로가 예민해져서 마찰이 생기는 것 같다. 직원들을 교육시켜서 문제 소지를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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