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동안 차곡차곡 모은 적금을
타다! 정직하게 모은 목돈이, '29억' 보다 가치있는 이유
리장
시민운동을 자신의 삶으로 엮어나가는 뜻있는 이들이, 다달이 활동비를 쪼개어 적금을 부어 목돈을
마련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시민운동을 하는 이들이 받는 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본적인 복지나
생활생계가 보장받지 못하는 활동가들은 자기희생과 운동의 의미를 갖지 못하고서는 그 시민운동가로서의 운동적 삶을 지속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특히 가정이 있는 활동가들이나 지역에서 올라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운동가들의 경우, 빠듯한 활동비로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집세 월세 생활비를 감당해야 이만저만 어려운게 아니다.
연봉 올려달라, 돈 더 달라는 소리는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그래도 자신의 삶과 운동을 지켜내고, 행복하고 보람차게 활동하는 시민운동가들이 수없이 많다. 우리 주위에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닌 모두를 위한 삶, 살기좋은 정의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활동가들 말이다.
자신도
이런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많은 것을 갖지 않아도 욕심부리지 않아도 자유롭게 돈이란거에 얽매이지 않고서도, 온전히 운동가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꺼라 생각하며 말이다.
하지만 결혼을 생각치 않는 나와 부모님의 노후 문제가 2년전부터 맘에 걸리기
시작했다. 스스로 혼자 살아갈 자신은 있지만, 나이를 들어가시는 부모님의 생계가 걱정되었던 것이다.
![](https://img1.daumcdn.net/thumb/R46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logfile%2Ffs9%2F36_26_18_14_09DaI_IMAGE_6_648.jpg%3Fthumb&filename=648.jpg)
▲ 1년간 차곡차곡 돈을 모은, 적립식 예금
통장
▲ 2005년 9월 1일부터 돈을
모아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을 해보니, '적정수준의 목돈
마련'이었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적정수준의 목돈 마련'이 가능할까란 원초적인 질문에, 확실한 답을 내릴 수 없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어렸을적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싶은것도 참고 먹고 싶은것도 참고 살아왔던
이력이 있기에, 목돈마련을 위한 선택이 가능했다.
작년부터 얼마전까지 몸을 담고 있던 단체에서 활동할 때, 다달이 나오는 활동비의
80% 그러니까 인천에서 서울까지 왕복 월 교통비 15만원과 기타 용돈 10만원 정도만 남겨놓고 70만원씩 적금을 1년간 부었다. 그리고 용돈이
남으면 이도, 수시로 적금을 부을 수 있는 통장을 만들어 틈틈이 돈을 모았다.
![](https://img1.daumcdn.net/thumb/R46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logfile%2Ffs9%2F36_26_18_14_09DaI_IMAGE_6_649.jpg%3Fthumb&filename=649.jpg)
▲ 예금 금리가 인상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적금을 타는 날이 돌아왔다.
1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자신의 운동적 삶을 지탱하기 위해 정직하고 바르게 모은 깨끗한 돈은 내 통장에 차곡차곡
모여있었다.
다달이 70만원씩 모아온 통장적금은 부모님께 부탁해 다시 예금통장을 만들어 고이 모아두고, 나머지 푼돈과 친구에게 빌려주었던 돈, 그리고
퇴직금을 모아온 적금을 타서는 동생 결혼준비로 돈이 필요하시다는 부모님께 드리고 나머지는 다시 자유적금 통장에
넣어두었다.
▲ 적금 만기일에 우체국을
찾았다
▲ 남은 용돈, 꿔준 돈, 퇴직금 등을
모았더니 꽤 된다. 이자도 10만원이나 붙었다
그러고 나니 뿌듯했다. 자신이 너무 대견스러웠다.
어떤 이들처럼 억대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니고, 가진 것 없고 선량한 사람들 등쳐먹어 돈을 만든 것도 아니고, 길거리에 뿌리고 다닐 만큼의 회사 돈을 횡령한 것도
아니고, 게임장, 상품권 등 이권을 내줄려고 로비자금 받은 것도 아니고, 국회의원 되려고 대통령 되려고 상상도 못할 금액의 돈을
사과상자로 받아 본 적도 없는,
어렵고 힘들지만 보람있고 의미있는 시민운동이란 것을 하면서, 차곡차곡 '목돈'을 만들어냈다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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