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 내게 맞는 재테크 -

게디 2006. 9. 29. 16:31
재테크를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주로 돈을 많이 번 사람들) 배울 때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마인드는 배우되 구체적인 방법까지 똑같이 따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위로부터 어떤 사람이 큰 돈을 벌었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가 구체적으로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배워 그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려고 하는데, 그것만큼 위험한 것이 없다. 예를 들어 "재테크 전문가와 친구가 돼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라"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워라" "목표를 분명하게 하라"와 같은 마인드 원칙은 외우고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재테크 전문가와 사귈지, 장기적인 안목의 기간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 것인지, 목표를 얼마로 정할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자신에게 맞는 답을 찾는 수고를 아껴서는 안 된다.

재테크 방식을 선택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신에게 모아놓은 순수 여유자금은 얼마나 되는지, 재테크를 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결혼자금 마련인지, 주택 마련인지, 여행자금 마련인지, 노후 준비인지 등), 또 자신의 재테크 타입은 어떠한지(이익이 적더라도 안전한 재테크를 원하는 '안전 선호형'인지, 조금 위험이 있더라도 수익률이 높은 재테크를 원하는 '수익 선호형'인지), 자신의 재테크 지식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왜 그렇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한지 대표적인 재테크 방식 몇 가지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면 이렇다.

통계를 내보지 않아서 완전하게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재테크 방식은 (1) 적금 (2) 주식 (3) 부동산 (4) 적립식펀드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의 적금은 이미 그 수익성이 물가상승률도 따라잡지 못한다고 하지만, 재테크를 두려워하고 안전한 재테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인기 있는 재테크 방식이다. 주식의 경우 상승장임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빠져나가긴 했으나 지속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기웃거리고 있다. 부동산은 정부의 8.31 부동산 대책과 최근의 콜금리 인상으로 계속해서 타격을 받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다른 어떤 재테크 방식보다 가장 수익률이 좋았다는 점과 정부정책의 지속적 효과에 대한 강한 의문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적립식펀드는 여러 펀드 상품 가운데 한 가지에 불과하지만, 대표적인 펀드 상품으로 최근 수십 조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수익률 면에서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품이다.

그런데 이 4가지 재테크 방식을 재테크의 3원칙에 대입해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재테크의 3원칙이란 '안정성(얼마나 안전한가)' '수익성(얼마나 수익률이 좋은가)' '환금성(현금으로 얼마나 빨리 바꿀 수 있는가)'의 원칙을 말하는데, 재테크 방식을 선택하기 전에 반드시 따져보아야 하는 원칙이다).

- 안정성의 원칙 : 적금 > 적립식펀드 > 부동산 > 주식
- 수익성의 원칙 : 주식 > 부동산 > 적립식펀드 > 적금
- 환금성의 원칙 : 적금 > 주식 > 적립식펀드 > 부동산

위의 도표를 보면서 생각해 보자. 적금의 경우 안정성과 환금성 면에서는 가장 좋다. 그러나 수익성 면에서는 가장 못하다. 따라서 이 상품은 가장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에게 어울리는 재테크 방식이다.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도 좋으니 원금 보장 확실히 되는 걸 원하는 사람에게 딱 알맞은 상품이다. 그런데 적금도 적금 나름이다. 은행에서 적금을 드는 것은 사실 아무리 양보해도 지금 시대에는 바보 같은 행동이다. 왜냐하면 종금사의 CMA 같은 상품에 적금을 들면 5천만원까지는 은행과 똑같이 원금 보장이 되면서 수익률은 훨씬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금이라 하더라도 금융사와 상품을 잘 선택할 필요가 있으며, 안전하게 1~2년 정도 돈을 모아야 할 필요가 있을 때에만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식은 어떠한가? 주식의 경우 현재 수익성 면에서는 가장 좋고 환금성도 뛰어나다. 하지만 안정성 면에서는 최하위다. 주식 투자가 안정성 면에서 최하위인 것은 물론 개인투자자가 직접 투자할 때 그렇다는 말이다. 같은 주식 투자라 하더라도 증권사를 통해 '(주식형) 적립식펀드'에 가입하여 간접 투자를 하게 되면 도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익성과 환금성은 조금 못하게 되더라도 안정성이 훨씬 강화된다. 또 주식투자라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불안정하다는 것은 아니다. 주식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단기간의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여유 자금이 있고, 원칙에 따라 투자한다면 안정성 면에서 적립식펀드에 버금갈 수 있다. 따라서 주식은 조금 위험하더라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 재테크에 대한 지식도 일정 정도 쌓이고, 충분한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재테크 방식이다.

부동산의 경우 안정성 면에서 주식보다 낫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최근 급격히 하락하고 있고, 환금성에 있어서는 꼴찌다. 부동산의 경우 투자한 돈을 다시 현금화시키고 싶어도 사려는 사람이 없으면 현금으로 바꾸기가 어렵고,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아주 싼 값으로 현금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큰 단점이다. 따라서 부동산을 재테크 방식으로 가져가려는 사람에게는 주식보다 훨씬 큰 규모의 여유자금이 필요하고, 큰 돈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부동산 재테크에 대한 지식도 스스로 상당히 지니고 있어야 하며, 필요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도 확보해 놓는 것이 좋다. 최근 정부정책으로 말미암아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경색되고 있으며, 지역별로 차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좀더 전문적인 지식과 특별한 정보망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부동산을 재테크 방식으로 가져가고자 하는 사람은 미리미리 공부하고, 여유 자금을 모으고, 고급 정보를 제공해 줄 수는 전문가를 사귀어놓았다가, 이러한 여러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판단될 때 뛰어드는 것이 좋다.

적립식펀드의 경우 현재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재테크 방식이다. 도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적립식 펀드의 특성은 안정성, 수익성, 환금성 모든 면에서 1등을 하는 것도 없고, 꼴찌를 하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적립식펀드는 조금 복잡한 상품인 것 같고, 실제로 간단한 상품은 아니다. 적립식펀드의 경우 재테크 방식을 선택함에 있어 왜 자신의 투자 유형(안전선호형, 수익선호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상품이므로 좀더 길게 설명해 보자.

적립식펀의드 수익률이 좋다는 말만 듣고 아무 펀드에나 가입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적립식펀드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투자 대상을 놓고 볼 때 요즘 잘 나가는 펀드는 주식형펀드다(펀드는 투자 대상에 따라 대체로 ①주식형 ②채권형 ③혼합형으로 나뉜다). 하지만 주식형펀드라고 해서 모두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다. 그 '주식형 펀드'를 굴리는(운용하는) 회사(운용사)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다르다. 때문에 수많은 운용사 가운데 수익률이 높은 운용사를 고를 수 있는 지식도 중요하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사실이 남아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투자 성향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예를 든 세 가지 펀드를 안전성 기준으로 따져 보면 대체로 가장 안전한 것이 채권형이고 그 다음이 혼합형, 그 다음이 주식형이다. 때문에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만큼 큰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상품보다,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더라도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낮은 상품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아무리 주식형 펀드의 수익이 좋다고 해도 혼합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주식형 펀드는 단기간에 다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이때 잘못하면 크게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의 경우 가입하는 타이밍과 해지하는 타이밍이 대단히 중요한데, 자신의 성격이나 상황에 맞지 않은 펀드에 가입할 경우 그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이렇듯 적립식펀드 하나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자신의 성향과 상품의 성격을 철저하게 따져보아야만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어떤 재테크 방식을 선택하기 이전에 자신의 투자 성격, 투자 목적, 여유 자금의 정도, 재테크 지식의 양 등을 먼저 꼼꼼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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